* 책을 읽으며 내 맘에 파장을 일으켰던 말들과 느낌들을 주로 적어본다~~
9, 10권 [부활] 레프 톨스토이 <문학동네>
저자는 매우 유명하신 분... [전쟁과 평화] [안나카레니나] 등의 대작을 집필한 세계적인 작가. 1899년 발표한 [부활]에서 러시아 정교회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종무원으로부터 파문당하고, 1910년 사유재산과 저작권 포기 문제로 부인과의 불화가 심해지자 집을 나와 방랑길에 나섰다가 폐렴에 걸려 아스타포보역(현 톨스토이역)에서 82세의 나이로 숨을 거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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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 이 모든 끔찍한 변화는 그가 자기 자신이 아니라 타인을 신뢰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자기 자신의 신념에 따라 사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것은 쉽게 기쁨을 얻을 수 있는 동물적 자아를 따르지 않고, 거의 모든 일을 그 반대편에 서서 결정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반대로 타인을 신뢰하면서 산다는 것은 그저 남들이 정해주는 대로 산다는 것, 자신의 정서적 자아를 거스러고 동물적 자아의 편에 선다는 뜻이었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필요도 없었으며, 자신을 신뢰하며 살 때는 항상 타인의 비난을 감수해야 했지만, 타인을 신뢰하기 시작하니 주변 사람들의 칭찬을 한 몸에 받았다. 네흘류도프가 신과 진리, 부와 가난에 대한 책을 읽거나 이야기를 꺼내면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의 말이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심지어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 했다..... 하지만 그가 싸구려 소설책을 읽거나 음담패설을 늘어놓거나 .. 그 내용들을 재미있게 들려주면 모두들 즐거워하며 더욱 그를 부추겼다.
- 누구나 그렇듯 네흘류도프의 내면에도 두 개의 자아가 있었다. 하나는 다른 이의 행복과도 합치되는 행복을 추구하는 정신적 자아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행복만 추구하고 이를 위해서는 전 세계의 행복도 내팽개칠 수 있는 동물적 자아였다.
- 네흘류도프는 살아오면서 스스로 '영혼의 정화'라고 명명한 현상을 몇 차례 겪었다. 그가 말하는 영혼의 정화란 불현듯 내면의 활동이 느려지거나 간혹 아예 멈춰버리는 것을 깨닫고 그 원인이 되는 영혼의 찌꺼기들을 모조리 쓸어내버리는 정신적 활동이었다. 이런 종류의 각성 후에 네흘류도프는 항상 평생 지켜나갈 생활신조를 세우곤 했다.
- 나는 한때 내가 능욕했던 카츄샤가 죄수복을 입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어이없는 착각과 나의 실수로 그녀는 징역형에 처해졌다. 나는 오늘 검사를 만나 구치소에 다녀왔다. 비록 아직 만나진 못했지만, 그녀에게 용서를 구하고 결혼을 해서라도 내 죄를 씻기 위해 최선을 다하리라. 신이여, 도와주소서. 제 영혼은 너무나 평화롭고 기쁨으로 충만합니다.
- 사람은 흐르는 강물과 같다. 강물은 어디에 있든 언제나 같은 물이다. 다만 강은 어떤 곳은 좁고 어떤 곳은 흐리며, 어떤 곳은 차갑고, 또 어떤 곳은 따뜻하기도 하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누구나 인간의 모든 특성을 맹아처럼 품고 있어서 어떤 때는 이런 특성이, 어떤 때는 저런 특성이 튀어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같은 사람이라도 본디 모습과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보일 때가 있고, 몇 몇 사람들은 이런 변화가 아주 급격하게 일어나기도 한다.
- 토지는 누구의 소유가 되어서도 매매나 임대의 대상이 되어서도 안된다...
- 재산을 뽐내는 부자는 결국 약탈자이고, 전력을 자랑하는 사령관은 결국 살인자이며, 권력을 과시하는 정치가는 결국 압제자가 아닌가? 이들 역시 마찬가지인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입장을 합리화하기 위해 인생관이나 선과 악의 개념을 왜곡하는 이들의 행동은, 우리에겐 잘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이런 왜곡된 관념을 가진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훨씬 많은데다, 우리 역시 그 안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2권)
- 하느님이 만든 이 모든 사건을 이해하는 일은 내 권한 밖이다. 하지만 내 양심에 새겨진 하느님의 의지를 행하는 일은 내 권한이다. 나는 이것을 확실히 알고 있다. 그리고 이를 행할 때 나는 안식을 찾을 것이다.
- 네흘류도프는 이 모든 부조리의 원인이 너무나도 단순명료하게 설명되자 되레 그 단순명료함을 인정하는 게 망설여졌다. 복잡한 사회현상들의 원인을 그토록 끔찍하고 단순하게 설명할 수 있다는 것도, 정의와 선, 법과 종교, 그리고 신에 대한 모든 담론들이 그저 말뿐이고 추악한 사리사욕과 잔혹성을 은폐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 네흘류도프 생각에는 이른바 비정상적이고 타락한 범죄형 인간들의 경우야말로 그들이 사회에 지은 죄보다 사회가 그들에게 지은 죄가 훨씬 더 컸다. 사회가 현재 이들에게 직접 죄를 지은게 아니라고 할 지라도, 그전 부모 세대나 더 이전의 선조대에서 죄를 지었던 것이다.
- 사랑이 없다면 절대 사람을 상대해선 안된다. 먹고 싶을 때 먹어야 탈이 없고 건강에도 좋듯이 사람들 대할 때도 사랑이 있어야만 탈이 없다.
- 자신이 목격한 그 모든 참상이 어디에서 유래한 것인지, 그것을 척결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제야 분명하게 깨달았다. 그가 여태 찾지 못한 해답은 바로 예수가 베드로에게 준 해답과 같은 것이었다. 항상 모든 이를 용서해야 한다는 것. 타인을 벌하고 교정할 자격이 있는 사람은 없다. 죄없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끊임없이 용서하며 살아야한다.
- 유죄로 판결나는 순간에는 눈물을 흘렸지.. 그녀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그래, 난 평생 하느님께 감사드려야 할 거야. 죽었다 깨어나도 알 수 없는 것들을 알게 해 주셨으니까.
- 이제야 네흘류도프는 사회와 질서가 유지되는 것은 타인을 심판하고 벌을 주는 합법적 범죄자들이 존재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런 저속한 제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여전히 타인을 사랑하고 서로에게 연민을 가지고 있기 때문임을 깨달았다.
- 램프 불빛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인간 삶의 온갖 추악상을 떠올리며 그는 만약 사람들이 이 계율을 제대로 배우고 자란다면 삶이 어떻게 달라질지 상상해 보았다. 오랫동안 느껴보지 못한 환희가 그의 영혼을 사로잡았다. 그것은 오랜 고통과 괴로움 끝에 맛본 안식과 자유와도 같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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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인 누명을 쓴 아름답고 진실한 여인 카츄샤와 가식의 굴레를 벗어버리고 싶은 귀족 네흘류도프의 운명 그리고 죄책감... 권력과 탐욕으로 그들만의 특권계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불행이나 부당함 따위는 일도 관심없는 사람들을 정의의 잣대로, 양심의 기준으로 비판하기 시작하지만, 태생이 귀족인 그의 의식은 자신을 점점 비현실적인 인간으로 만들어간다. 아니 최소한 그는 양심적인, 정상적인, 상식적인 인간이고자 했으나... 결국 성경의 구절로 새로운 삶, 새로운 인간으로 태어나는 것으로 매듭지어진다. 부활의 근거가 성경, 그야말로 부활!!! 종교영역으로 정착하는 부분에 다소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작가님이 당시 소설가라기 보다는 사상가에 더 가깝고, 종교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과 답을 담고자 했으며, 성경을 해석하고 전달하는 종교학자이자 사회활동가 였다고 하시니.. 그런 결말을 열린 마음으로 이해했다.
인간의 모든 모순을 뛰어넘어 영혼의 부활을 꿈꾸는 것은 그 너머에 있는 신의 영역......
매일 아침 잠에서 깨어나 새로운 하루를 부활하듯 시작하며...... 오늘도 신성한 하루를 살아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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