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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권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가네샤7 2023. 8. 31. 21:20

67권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무라세 다케시 / 김지연 옮김. 바이포엠 스튜디오.  2022.

* 책을 읽으며 내 맘에 파장을 일으켰던 말들과 느낌들을 주로 적어본다~~

1978년 일본 효고현에서 태어난 저자는 현실과 판타지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몰입도 높은 이야기로 웃음과 감동, 슬픔과 재미를 선사하는 이야기 장인으로 소개된다.  '만일 불의의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이 시간을 되돌려 그들을 만날 수 있다면?' 이라는 판타지 설정에서 소설은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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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경정신과에 다니기 시작했을 무렵, 아버지와 어머니가 나를 병원에 데리고 다녔다. 로비에서 차례를 기다리면서 그때 아버지가 내게 해준 말이 지금도 생생하다.   "도모코, 마음이 병든 건 착실히 살아왔다는 증거란다. 설렁설렁 살아가는 놈은 절대로 마음을 다치지 않거든. 넌 한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했기 때문에 마음에 병이 든 거야. 마음의 병을 앓는다는 거, 성실하게 살고 있다는 증표나 다름없으니까 난 네가 병을 자랑스레 여겼으면 싶다."  나는 이토록 멋진 부모님에게 감사할 따름이었다. 

-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나서 나는 남이 내게 내뱉은 부정적인 말에 자꾸만 움츠러들었다. 그렇지만 아버지는 달랐다. 나를 꾸짖는 아버지의 목소리에는 아들인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더욱이 넌 나약하지 않다. 진짜 약해 빠진 사람은 남 앞에서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내지 못하는 법이거든. 넌 강한 사람이다."  얼굴이 눈물로 뒤범벅되었다. 흐릿해진 시야 너머로 아버지의 다음 말이 이어졌다.   "유이치, 어릴 적에 나랑 같이 자전거 연습했던 거 기억나냐?"   "..."   "넌 요령이 있는 편이 아니어서 뭘 하든 남들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렇지만 첫 단추만 끼우고 나면 다른 사람의 갑절로 성과를 내고는 했지. 자전거도 마찬가지였고, 올라타는 데까지 시간은 걸렸다만, 넌  그때도 포기하지 않았다. 넘어지고 또 넘어져도 다시 일어났지. 넌 할 수 있다. 너라면 할 수 있어. 너라면 꼭 할 수 있고말고."  막힘없는 아버지의 말에는 한 치의 망설임도 섞여 있지 않았다. 압도적이고 강렬한 기운을 내게 불어넣어 준 덕분에 온몸에 힘이 솟아났다.

-  " ... 아버지, 나한테는 어떤 일이 맞을까요? "    ...   "한 가지만 말하자면, 남에게 고맙다는 말은 듣고 네가 기쁨을 느끼는 일을 하면 좋겠구나."  .... "그래, 그게 일하는 보람이거든."   ...    " 그러려면,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해. 사람을 꺼리면 안된다. 삶에서 해답을 가르쳐주는 건 언제나 사람이거든. 컴퓨터나 로봇이 아니라, 모든 걸 가르쳐주는 건 사람이다. 그러니 용기를 내서 사람을 만나봐라.  사람들과 대화도 많이 하고."

- 난 살아봤자 별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내 생각이 틀렸던 것 같아. 탈선 사고가 나고 나서 유령열차의 소문을 듣고 많은 사람이 찾아와서 이 열차에 올라탔어. 그런데 단 한 명도 니시유이가하마 역을 지나치지 않았어. 정확히 말하면, 지나칠 수 없었어. 그중에는 당신처럼 자신이 죽더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고 싶어서 이 역을 통과하려던 사람도 있었어. 하지만 그럴 때마다 다들 그 사람을 열차에서 내리게 했어. 마구 패서 억지로 하차시킨 사람도 있고. 외로우니까 사랑하는 이를 저승으로 같이 데려가겠다는 사람이 한 명쯤 있을 만도 하잖아? 그런데 그런 사람은 하나도 없었어. 다들 사랑하는 사람이 계속 살아주기를 바랐거든. 난 그게 참 아름답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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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관계가 힘들 때 그런 상상을 많이 했었다. 이 상황이 그이와의 마지막 만남이라면...

그렇다면 그에게 좀더 다정하게,  좀더 친절하게, 좀더 이해하고 아쉽지 않을, 후회하지 않을 말을, 행동을  했지 않았을까...하며 .

그리하여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고, 얼굴을 펴고, 미소를 지으며 예쁜 말을 하며... 관계를 회복하려 애쓰곤 한다.

실제로 맞닥뜨리고 싶지 않을 장면이지만,

그런 상황을 상상하지 않아도...

늘 내 옆의 사람들을 소중하게 감사하게 생각하며 살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