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53권 [유림 1. 2. 3. 4. 5. 6]
최인호. 열람원. 2007.
* 책을 읽으며 내 맘에 파장을 일으켰던 말들과 느낌들을 주로 적어본다~~
1945년 서울태생, 연세대 영문학교를 졸업한 저자는 고등학교 2학년에 단편 [벽구멍으로]가 한국일보 신춘문예 가작 입선으로 문단에 데뷔, 67년 단편 [견습환자]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그후 [길없는 길], [도시의 사냥꾼], [잃어버린 왕국], [상도] 등 많은 작품을 발표했고,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등 다수의 상을 받았다. 소설 [유림]은 유교의 기원인 공자부터 유교의 완성자인 퇴계에 이르기까지 유교가 꽃피운 인문과 문화, 동양의 사상가들을 시공을 초월해 되살려 놓은 거대 장편소설이다. 공자, 노자, 맹자, 안자, 장자, 주자, 묵자, 순자, 왕양명, 조광조, 퇴계, 율곡, 유가, 도가, 성리학, 양명학, 주자학 등 동양고전과 고전의 원형인 대사상가들의 대서사시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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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권 [왕도(王道) ~ 하늘에 이르는 길]은 공자의 정명주의를 바탕으로 왕도국가를 세우려다가 실패한 조광조(1482-1519)의 이상과 실패를 통해 진정한 왕도정치는 불가능한가... 라는 질문을 던진다.
: 조광조는 공자의 사상으로 낡은 정치를 개혁하려 했던 선각자, 현실정치에 접목하려 애썼던 구도자, 격량의 역사를 온몸으로 부딪쳐가며 유가의 도를 실현하려고 했지만, 결국 산화한 유교적 이차돈이자 순교자였다.
- 2권 [주유열국(周遊列國) ~사람에 이르는 길]은 유교의 창시자로, 기원전 517년 이상국가 실현을 위해 70여 나라를 주유열국했으나 백안시당한 공자의 행적과 일화, 사상을 중심으로 사람의 도리와 세상의 이치를 말한다.
: 좋은 새는 나무를 잘 살펴서 깃들고 현명한 신하는 군주를 가려서 섬긴다.
내면적 정신주의(이상적, 주관적) -- 어짊, 의로움, 충성, 믿음(인, 의, 예, 지)와 같은 덕 숭상 >>> 증자, 맹자
외면적 현실주의(현실적, 객관적) -- 실행과 예의 존중 >>> 자유, 자하, 순자
- 3권 [군자유종(君子有終) ~군자에 이르는길]은 공자의 학문과 사상을 계승 발전시키며 성리학을 완성한 퇴계(1501-1570)의 철학자로서의 삶을 통해 군자에 이르는 길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한다.
: 공자가 남긴 진신사리, 그것이 바로 2천5백년 동안 동양인들의 마음 속에 살아 움직이고 있는 유가사상이며, 그런 의미에서 동양의 정신문화를 일컬어 유림(儒林), 즉 유교의 숲이라 부르는 것은 공자가 심은 묘목 하나가 울창한 정신의 숲을 이뤘기 때문이다.
- 4권 [백화제방(百花齊放) ~ 선함에 이르는 길] 은 공자 사후 백년 뒤에 태어난 유가의 투장 맹자가 순자, 묵가, 법가, 농가 등 여러 학파들과 백가쟁명의 논쟁을 벌이던 춘추전국시대 이야기다. 맹자는 성선지설을 바탕으로 공자의 사상을 학문으로 완성하며 만세일화로 피어나며, 성선설을 설파하며 공맹사상을 확립해나가는 과정이 극적으로 펼쳐진다. 또한 공자와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소크라테스와 예수, 붓다의 이야기 등도 곁들이며 성인의 출생이 지닌 시대적 필연성을 되짚어 준다.
- 5권 [격물치지(格物致知) ~ 바름에 이르는 길]은 이기일원론을 주장하며 퇴계와 함께 우리나라 조선 성리학의 양대 산맥을 형성한 대현자 이율곡이 스물세 살에 퇴계를 찾아가 단 사흘 동안이지만, 운명적인 만남을 통해 깊은 영향을 받은 그의 생애가 펼쳐진다.
- 6권 [이기이원론(理氣二元說) ~ 겸양에 이르는 길]은 퇴계사상의 골수인 이기이원론이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또한 우리나라 사상사 중 대표적인 치열한 논쟁 중 하나였던 기대승과의 편지를 통한 퇴계사상의 발전과 예순 여덟살의 나이에 곡부로 돌아와 일흔 세살로 숨을 거둘 때까지의 6년동안 인류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경전을 편찬하였으며, 유교의 진리를 선언한 지성 공자의 생애를 공자의 고향 곡부를 통해 되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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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손하면 모욕을 당하지 않고, 관대하면 사람의 마음을 얻고, 신의가 있으면 남들이 믿게 되고, 민첩하면 공로를 이루게 되고, 은혜로우면 남들을 부릴 수가 있게 된다.
- 그러므로 하늘이 큰 임무를 그 사람에게 내리려 할 적에는 반드시 먼저 그 심지를 괴롭히며, 그 근골을 수고롭게 하며, 그 몸과 피부를 굶주리게 하며, 그 몸을 궁핍하게 하여 그의 하는 것을 어그려뜨리고 어지럽히는 것이니, 그렇게 함으로써 마음을 분발시키고, 성질을 참게 하여 그 능하지 못한 부분을 증익시키기 위한 것이다.
( >> 율곡이 한 번 과거에 낙방하고 상심했을 때, 퇴계가 <맹자> <고자 하>의 말을 인용하여 위로의 글을 보냄.)
- 주자는 태극을 일종의 理, 특히 '우주의 궁극적인 원리'로 보고 있었다. 우주의 기본 섭리 태극은 유학의 원리와 상통하며, 이기론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존재론이야말로 현실적인 모든 존재와 형상을 설명하는 방법인 동시에 우주의 궁극적인 理를 의미하는 것이라 하여, 성리학을 신유학(New-Confucianism)이라고 부른다.
- 사물의 이치가 이른 뒤에(格物) 지식이 지극해지고(致知), 지식이 지극해진 뒤에 뜻이 성실해지고(誠意), 뜻이 성실해진 뒤에 마음이 바르어지고(正心), 마음이 바르어진 뒤에 몸이 닦아지고(修身), 몸이 닦아진 뒤에 집안이 가지런해지고(齊家), 집안이 가지런해진 뒤에 나라가 다스려지고(治國), 나라가 다스려진 뒤에 천하가 태평해진다(平天下). (>> 대학)
: 격물치지 ~ 격물은 사물에 이르러 그 이치를 궁구하는 것이고, 치지는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지식을 더욱 끝까지 이루고 궁리하는 것. 즉 사물이나 현상속에 내재하고 있는 이치를 탐구하여 나의 지식을 완전히 이룬다.
>> 性卽理, 인간의 본성이 理. / 주자는 격물치지를 학문의 수단과 방법으로 봄.(주자학)
心卽理 육구연, 인간의 마음이 理. (본심의 자각) >> 격물치지를 깨달음의 경지로 봄. / 왕양명~ 양명학
불교적 해석 -- 심성론.
- 주자를 신봉하는 같은 성리학자이면서도 퇴계와 고봉, 두 사람 사이에 4년간이나 전개된 사단칠정논변(사칠논변)은 후세의 이른바 주리론과 주기론의 사상적 대립을 이끌어낸 발단이 되었고, 퇴계의 '이기이원론'과 율곡의 '이기일원론'을 탄생시킨 분수령이 됨으로써 한국철학의 발전에 주춧돌을 놓은 커다란 발자취를 남기게 되었다.
- 理 : 만물이 생겨나기 전부터 있었으며, 만물이 사라진 후에도 홀로 살아남아 있는 형이상자. 시간과 공간의 제한을 받지 않을 뿐 아니라 일체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사물을 낳는 근본. 무시무종의 영원한 초월적 존재. 천하의 모든 사물은 반드시 그것이 그렇게 된 원인과 그렇게 해야하는 법칙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理.
천지 사이에 理가 있고 氣가 있다. 理는 형이상의 도이며, 사물을 낳는 근본이고, 氣는 형이학의 기(器)이며, 사물은 낳은 바탕이다. 그러므로 사람과 사물이 생겨남은 반드시 理를 품부(稟賦) 받은 후에 성(性)이 있게 된다. 그리고 반드시 氣를 품부받은 후에 형체가 있게 된다.
- 주자는 맹자가 사람의 본성이 선하다는 성선설의 근거로 예시하는 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지심, 시비지심은 情이고, 이러한 마음을 일으키게 하는 인, 의, 예, 지는 性으로 설명한다. 주자는 性과 情의 관계를 發과 未發, 즉 體와 用의 관계로 본다. 인간이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것은 모두 情 때문이며, 이러한 감정이 발현되는 것은 性 때문에 가능하다고 본다. 이런 정의 총칭을 七情으로 구분한다.
칠정이란 '예기'에 나오는 인간이 가진 일곱가지 감정, 기쁨(喜), 분노(怒), 슬픔(哀), 두려움(懼), 좋아함(愛), 미워함(惡), 욕망(慾) 즉 인간이 가진 감정의 총칭이다.
주자는 사단은 理의 발현, 칠정은 氣의 발현으로 설명한다. 사단은 이의 발현이므로 항상 선하지만, 칠정은 이치에 맞을 수도 맞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不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마음이 사물에 감촉되지 않은 상태, 즉 마음의 未發을 性이라고 하고, 마음이 사물에 이미 감촉된 상태 즉 마음의 已發을 情이라 규정하면서 사단은 이의 발현, 칠정은 기의 발현이라고 정의한다.
이처럼 주자가 성선설을 강조하기 위해서 맹자의 사단과 <예기>의 예문에 나오는 칠정을 끌여들여 소위 '사단칠정'의 이론적 설명을 '이기론'으로 풀어 설명한 것은 유교를 수양의 도리로까지 확대하고 인간의 심성문제에 대해서 이론적으로 설명하기 위함이었으니, 주자는 이처럼 수평적으로 송대의 성리학을 총정리하였을 뿐 아니라 공자의 인 사상과 맹자의 성선설을 수용함으로써 수직적으로도 유가사상을 총망라하였으니, 주자야말로 유교에 있어 직선, 평면, 공간에 있어서의 기준이 되는 점, 즉 좌표를 설정한 최고의 집대성자인 것이다.
- 주자는 理를 만물이 갖고 있는 '소이연의 理' 즉, 만물이 갖고 있는 원리로 보고 있지만, 퇴계는 理는 인간이면 마땅히 갖고 있어야 할 '소당연의 이' 즉, 이성으로 보고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퇴계의 이기론은 '나는 생각하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고 선언한 데카르트의 이성론을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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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유교의 시조인 공자로부터 유교의 완성자인 해동 퇴계에 이르기까지 유교의 숲을 주유함으로써 유교가 꽃피운 동양의 찬란한 사상과 황홀한 문화 또한 동양정신이 나은 대사상가들을 지금 이 시대에 시공을 초월하여 부활시킴으로써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참되고 바르게 사는 '인간의 길'을 열어보이고 싶은 것이다." .... 라고 작가는 말한다.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 중에는 과거를 알아서 현재, 오늘을 더 잘 살기 위함이 클 것이다. 과거의 낡은 유물이 아니라 현재에 잘 적용하여 도움이 되는 부분은 알뜰 살뜰 잘 챙기서 현재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유교, 성리학도 현대사회에서는 낡은 유물 취급을 받아온 대표적인 케이스이지만, 형식의 틀에 얽매이지 않은 그 근본 진리는 시공을 초월하는 사상으로 강한 존재감을 발휘한다.
'유림'의 숲에서 공자, 맹자, 노자, 묵자, 조광조, 주자, 율곡, 퇴계, 고봉, 육구연 등... 많은 유학자와 예수, 석가모니, 소크라테스, 플라톤 등 성인 군자, 철학자들의 사상을 얼핏 만나봤지만, 그 사상들은 각각 다양하고 난해한 구석들이 많다. 한 사람 한 사람 찬찬히 들여다보아도 복잡한 사상들을 한번에 알아차리기는 애초에 무리한 일이었지만, 그 대강의 숲의 구조와 윤곽을 파악하기에 도움이 되는 책 인것 같다. 자세한 각각의 나무들 살피기는 앞으로 해야할 숙제들로 남겨두고...
그래도...... 그들의 표현방식은 다르겠지만, 결국엔 둘이 아닌 하나에서 진리, 본성, 참나를 찾는 길에서 만날 것이라며, 엉성하게나마 정리하며 유림의 숲을 조용히 빠져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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