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네샤7 2024. 11. 9. 11:50

* 9 to 6 근무, 오늘도 감사함~

아이들이 제법 커가자 다시 일해야겠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일어났다. 하지만 경력단절로 자신감이 바닥난 40, 50대 여성에게 재취업의 문은 너무나도 거대하고 굳건하여 두드려볼 생각은 감히, 함부로, 꿈도 꾸지 못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지인으로부터 사회복지사 자격증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사회복지사란 직업을 몰랐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 순간 필이 꽂혔다. 그래, 이것으로 뭘 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자격증을 따보자 하고. 시절인연이 맞았나 보다. 그때가 코로나 감염병이 막 퍼지기 시작할 시점이었다.  자격증은 사이버대학 즉, 온라인 교육으로 취득가능했다. 불행중 다행이었다. 격리가 한창일 때 집에서 거의 1년 반에 걸쳐 학점을 이수하고,  자격증을 취득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으로 일 할 수 있는 분야는 다양했다. 아동, 장애인, 노인 관계 복지일 등...  내게 맞는 분야는 어느 곳일까 살피던 중, 인근 여성발전센터에서 실버시설 행정실무자 양성과정 수강생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우연히 봤다. 아동 교육분야에서에서 짬짬이 일한 경험이 있어 실버 관계 업무는 생각지도 못했었다. 뭔가에 이끌리듯 직감적으로 방향을 틀어 지원했다. 그리고 서류, 면접 과정을 거쳐 나름 높은 경쟁률을 뚫고 과정을 수료하게 되었다. 

막상 과정은 수료했지만, 아직도 선택의 길은 남아있었다. 실버시설에도 분야가 나눠져 있었다.  방문요양센터에서 일할지, 주야간보호시설, 즉 데이케어센터에서 일할지, 아니면 요양원 시설에서 일할지를 정해야 했다. 일정기간의 실습과정을 거쳐 자신의 적성에 맞는 분야를 택하게 된다. 각자 나름대로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결국 나는 방문요양센터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할 것을 결심했다.

10여년 넘게 아이들 양육에만 몰두하다가 이제는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한창 들었을 때, 9시 출근 6시 칼퇴근 가능한 일을 꿈꿨다. 막연한 이상이었다. 빠릿빠릿 몸과 머리가 돌아갈 나이도 아닌데, 어떤 곳에서 나를 채용해줄까 싶었다. 정시 출퇴근하고, 남은 시간에 취미생활도 하고....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꿈만 꿨었다. 

그런데 우연히도 사회복지사일이 나에게 다가왔다. 내가 끌어당긴 것인가. 어느 순간 나는 9 to 6 근무를 하고 있었다. 남들이 보기엔 대단하지 않을지 몰라도, 나는 어느새 꿈만 꿨던 그 일을 지금 실현하고 있었다. 그것도 지금 나이에 맞는, 최대한의 효율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적절한 업무로 말이다.

나는 매일 아침, 그리고 수시로 감사하다고 말한다. 이 상황에 대해서. 일을 할 수 있게 되어서. 그리고 그 일이 보람되고, 즐거워서, 물론 힘들 때도 많지만.... 말이다. 덤으로 취미생활로 자기계발도 병행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하고 말이다.

사회복지사로서 언제까지 일할 수 있을지 아직 모른다. 어디까지 가고 싶은지도 아직 모른다.  시절인연이 맞아서 지금 이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이 일을 통해 성장해야할 무엇이 남아 있나 보다 싶다. 하루 하루 그냥 잘 살아가보는 중이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