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권! [새벽에 홀로 깨어]
* 책을 읽으며 내 맘에 파장을 일으켰던 말들과 느낌들을 주로 적어본다~~
5권 [새벽에 홀로 깨어] 최치원 선집/ 김수영 편역 <돌베개>
고운 최치원.. 신라시대를 대표하는 문인. 시와 문에 능한 대작가이며 유. 불. 선에 두루 통달했던 신라말기 최고의 독보적인 지성. 시대와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양심을 견지한 올곧은 선비. 12세에 당나라 유학. 중국에서도 문명을 떨침. 귀국 후 국정에 참여하여 신라 사회 개혁을 시도하였으나 좌절되자 세상을 등지고 은거. 중국에 있을 때 쓴 글을 엮은 '계원필경집', 후인이 편찬한 '사산비명' '고운선생문집'이 전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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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뜻
여우는 미녀로 잘 둔갑하고
살쾡이는 선비로 잘 가장하네
뉘 알리 짐승들이
사람 몸으로 변신해 홀리는 줄을
하지만 변신은 외려 쉬운 일이요
양심 지키기가 제일 어렵네
그러니 참과 거짓 알고 싶다면
마음의 거울 닦아 비춰 보게나
* 밤비 내리는 객사에서
객사에 늦가을 비 내리는데
차가운 창가의 등불이 고요하여라
시름 속에 앉아 스스로 서글퍼하니
참선하는 중이 따로 없어라
* 낭혜화상 추모의 노래 중..
도는 담박하여 맛이 없으나
모름지기 스스로 마시고 먹어야 하리니
남이 마신 술에 내가 취하지 못하고
남이 먹은 밥에 내가 배부르지 않아서네
사람들에게 마음을 어떻게 붙잡을지 깨우쳐주길
명예나 이욕을 겨와 쭉정이처럼 여겨야 한다 했고
속인에게 몸가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가르쳐주길
인과 의를 갑옷과 투구처럼 여겨야 한다 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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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치원의 계원필경집... 속 내용도 잘 모른 채 달달 외웠던 과거 기억이 떠오른다. 교과서에서 만났던 그 분도 이렇게 고뇌하고 성찰했던 한 인간이었음을 그때 깨달았다면 당시 공부가 덜 막연했으려나...ㅎ
고운(孤雲).. 외로운 구름... 뭔가 멋지다!!! 컴컴한 밤과 같았던 신라 말기에 시대와 타협하기를 거부하고 선비로서의 양심을 끝까지 견지하다,,, 홀로 빛을 발하며 스러져간 외로운 존재... 사물과 자신의 심회를 노래하는 서정시, 국가 경연에 소용되는 글들, 고승의 서적과 선종의 교리에 대한 웅편, 인간의 이야기를 토대로 자유로운 상상력을 발휘해 쓴 서사... 온갖 장르와 양식의 글에 모두 통달한 대작가!!!
인간적인 감수성, 생각의 깊이가 천년의 세월을 넘어 지금 이 순간, 장맛비 내리는 이 새벽에도 생생하게 전해진다.
새벽에 홀로 깨어 투닥투닥 들려오는 빗소리를 들으며 오늘은 차분하게 사색하는 하루를 보내봐야겠다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