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1000권 읽기

37권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가네샤7 2022. 8. 25. 06:37

37권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헤르만헤세 / 임홍배 . 민음사.  2011.

* 책을 읽으며 내 맘에 파장을 일으켰던 말들과 느낌들을 주로 적어본다~~

저자는 1877년 독일 뷔르템베르크의 소도시 칼프에서 선교사 아버지와 인도학자의 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그후 명문 신학교에 진학하지만, 신경쇠약에 걸리는 등 방황을 거듭했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 [지와 사랑]으로 소개되었고, 저자 스스로  '내 영혼의 자서전'이라고 할 만큼 성장기 체험에 대한 회고담이 담겨있는 소설이다. 저자는 그외 [데미안], [싯다르타], [수레바퀴아래서],  [유리알유희] 등을 발표,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쳤다. 1946년 괴테상과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고 1962년 뇌출혈로 스위스 몬타뇰라에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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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르치스 : 사색가, 사상가, 지성, 정신, 종교, 부성

- 골드문트 : 예술가, 감성, 놀이, 감각, 영혼, 모성

- 그는 생각했다. 어쩌면 모든 예술의 뿌리는, 또한 어쩌면 모든 정신의 뿌리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일 것이다.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하고, 덧없이 사라져가는 것 앞에서 몸서리를 치며, 꽃이 시들고 잎이 떨어지는 것을 보노라면 슬픔에 빠지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예술가로서 어떤 형상을 창조하거나 사상가로서 어떤 법칙을 탐구하고 생각을 정리할 때면, 우리는 그 무엇인가를 거대한 죽음의 무도로부터 구해내려고 애쓴다. 우리 자신보다도 더 오래 지속될 무엇인가를 세우기 위해 애쓰는 것이다.

- 모든 생명은 분열과 모순을 통해 풍요로워지고 꽃을 피우는 것이다.

- 그는 충동대로 살아가는 원초적인 모성의 세계에 흠뻑 빠져있는 것 같았다.

- 이 사랑에 동반되는 어두우면서도 아름다운 비애. 그 어리석음과 절망조차도 놀라웠다. 온갖 상념으로 잠 못 드는 밤들이 아름다웠다.

- (페스트로 죽어가는 도시와 사람들 사이를 뚫고 나오면서, 생사를 오가는 고통과 쾌락의 표정을 한 다양한 현상을 목도한 골드문트는 그런 영혼들을 아로새기고픈 창작의 갈망에 사로잡힌다. ) 그림그리기를 통해 그의 마음을 짓눌렀던 우울감, 정체감, 그리고 복잡한 심사가 풀리고 누그러졌다.

- (백작의 애처 아그네스와의 밀회끝에 교수형 직전에 처해진 골드문트 앞에 나타난 구세주... 나르치스. 그리고 다시 돌아온 마리아브론 수도원)

- 자네한테는 세상이 형상으로 이루어져 있고, 나한테는 개념으로 이루어져 있지. 사고는 상상과는 조금도 상관이 없어. 사고는 형상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개념과 정의를 통해 이뤄지지. 형상이 작용하지 않는 바로 그곳에서부터 철학이 시작되지.

- 그때 자네가 세속의 세계로 달아나지 않고 학자가 되었더라면 아마 불행해졌을 수도 있어. 그랬더라면 자네는 신비주의자가 되었을 테니까. 신비주의자란, 다소 거칠게 요점만 말하자면, 상상의 세계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사상가라 할 수 있지. ... 그들은 불행한 예술가들이야. 시를 못 짓는 시인, 붓이 없는 화가, 음을 터득하지 못한 음악가인 셈이지. 그들 중에는 대단히 재능있고 고귀한 정신의 소유자들이 있긴 하지만, 그들은 예외없이 모두가 불행한 사람들이라네. 자네는 바로 그런 사람이 될 수도 있었던 거야. 그런데 천만다행으로 자네는 예술가가 되어 형상의 세계를 터득한 것이지. 사상가가 되었다면 완전한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겠지만, 형상의 세계에서는 자네가 창조자요, 주인이 될 수 있네.

- (수도원에서 예술작품을 남기고 골드문트는 다시 여행길에 오른다. 서로 그리워하는 친구 나르치스를 두고)

그렇지만 나르치스는 이 친구를 생각하면 진심으로 기뻤다. 근본적으로 따지면 이 반항아를 길들이기 어렵다는 사실, 또다시 변덕을 부려 굴레를 부수고 모험을 감수한다는 사실이 오히려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 (나르치스는 골드문트의 영향을 받아 정해진 규칙대로의, 안정되고 모범적인 수도원 생활에 의문을 가지게 된다.)

- (세월이 지나 골드문트는 다시 돌아왔다.) 얼굴은 윤기가 사라지고 형편없이 삭아보이는 노인이 되었지만, 놀랍도록 편안한 풍모에 마음의 평정과 초연함까지도 느껴졌으며, 마음을 비우고 보기좋게 늙어가는 노인의 기품이 엿보였다.

- (병색이 짙고 살 가망이 없는 골드문트에게 나르치스는 처음으로 고백한다. 얼마나 자네를 좋아하며, 소중한 존재였는지를...) 

나 역시 늘 자네를 사랑했지. 나르치스. 내 인생의 절반은 자네한테 잘 보이려고 했던 일들이었네. 

-(감각의 세계에서도 영혼이 깃들 수 있음을 체험하고, 거기서 예술을 탄생시킨 골드문트.)

나는 죽음이 커다란 행운이 되기를 바라고 있네. 사랑이 처음으로 충족될 때처럼. 감각이 죽는 대신 어머니가 다시 나를 데리고 아무것도 없고 순진무구한 상태로 이끌어갈 것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네.

- (결국, '어머니' 다. 가슴속에 형상을 묻어두고, 꺼집어내고, 찾아다니고, 결국 되돌아가는 어머니의 형상. 골드문트는 마지막으로 나르치스에게 화두를 던진다. 자네는 어머니도 없는데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작정인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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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드문트의 방랑, 생의 한가운데에서 치열하게 살아남기, 쾌락과 고통의 양면을 동일하게 승화화, 예술가로 재 창조.

골드문트 인생의 3막 1) 나르치스에 의존하고 또 그에게서 벗어났던 시절, 2) 자유를 누리고 방황하던 시절, 3) 다시 자신의 내면으로 돌아와 성숙과 수확이 시작되는 시절... 나르치스와 관계 회복, 자유롭고 대등한 관계로.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는 이성과 감성의 대립에서 조화로의 회귀, 순수한 자아, 완벽한 신의 세계를 추구하고픈 어린 영혼들이다. 서로를 그리워하며 함께 해야만 완전해질 수 있음을 그들은 너무도 잘 알면서도 너무나 늦게 찾았다. 해와 달. 바다와 육지처럼. 가까이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는......

이분법적인 대립은 언젠가는 통합된 하나로 만난다. 만나는 것이 해피엔딩의 자연스러운 요소로 보인다. 내 안의 갈등을 조화롭게 다스리며 오늘도 물 흐르듯 스며드는 하루를 보내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