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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권 [적정한 삶]

가네샤7 2022. 8. 5. 10:43

27권 [적정한 삶]

* 책을 읽으며 내 맘에 파장을 일으켰던 말들과 느낌들을 주로 적어본다~~

27권 [적정한 삶]  김경일   <진성북스> 2021

 사람의 마음이 궁금한 사람이라고 저자 소개 첫 문장에 써놓은 것처럼, 그는 인지심리학 분야에서 인간의 판단, 의사결정, 문제해결 그리고 창의성에 대해 연구했다. <어쩌다 어른> < 세바시> <책 읽어드립니다> 등에서도 활동하면서 심리학을 비롯한 세계의 다양한 학자들의 난이도 높은 연구 내용을 평범한 대중의 삶과 연결시켜 지성을 전달하는 역할을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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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판단과 결정 능력에 대한 연구를 해온 많은 학자들이 감정이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서 우리의 일상과 인생을 지배한다는 것에 놀라곤 한다. 말하자면 이성과 논리만이 역량이 아니라 감정도 엄연한 역량이라는 것이다. 

- 감정을 정확하게 알고 다스리는 것은 불쾌감을 피하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이것만이 다가 아니다. 우리가 감정을 알아야 하는 진짜 이유는 한 사람이 결정할 수 있는 판단의 질을 향상시켜 탁월하고 유능한 인재가 되기 위함이다..... 좋은 결정은 그만큼 중요하다. 

- 인지심리학은 심리적, 사회적 고통 또한 신체적 고통 못지않게 다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내 눈앞에서 피를 철철 흘리는 사람을 모른 척 하지 않듯 타인이 겪고 있는 내면의 상처 또한 심각하고 아프게 바라봐야  한다...... 이것은 자기 자신에게도 해당하는 말이다. 지금 혹시라도 마음이 아프다면 나 자신을 환자처럼 대해 주면 좋겠다. 편안한 자리를 깔아주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이자. 괜찮은지 물어보며 괜찮아질 때까지 좀 쉬라고 다독여 주자. 마음을 다친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진통제는 사랑과 배려다. 

- 체력과 정신력은 같은 배터리를 사용한다. 만약 나의 멘탈이 약해져 있다면 그땐 다른 무엇보다 피지컬을 회복해야 할 때다.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고 가볍게 걸으며 몸의 근육을 만들어 보는 것이 중요하다. 

- 함께 추억할 과거가 있는 관계는 안전하고 단단하다. 아무리 큰 분노의 상황이 몰려와도 좋은 기억이 있다면 넘어설 수 있으니 말이다. 지금 불행하다고 해도, 행복한 과거를 가진 사람들은 이겨낼 힘을 갖는다..... 돈 없어도 행복하고 따뜻했던 기억, 좋아하는 친구들과 낄낄대던 밤들, 아름다운 곳에서 맛있는 것을 먹고 재미있게 놀고 마음을 울린 대화들은 나누던 시간.....별 것도 아닌 옛날 일들을 두고두고 꺼내서 미소 짓는 사람들에겐 사실 큰 문제가 없다. 이들에겐 분노를 조절할 힘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화가 나는 상황이 벌어져도 좋았던 과거를 통해 감정을 조절하고 결국 새로운 행복을 찾을 것이다.

- 행복한 지금은 훗날 괜찮은 과거가 된다. 

- 심리적인 고통을 멈추고 싶다면 방법은 간단한다. 종이와 펜을 꺼내 내가 해야 할 행동을 적는 것이다. 아주 작고 구체적일수록 도움이 된다. 인간이 만들어 낸 가장 구체적인 시스템은 숫자다. 1번, 2번, 3번, 4번 번호를 붙여보자.... 뇌는 생각보다 단순하고 인간의 심리는 다루기 쉽다. 어떻게 하느냐는 결국 나의 몫이다.

- 인류는 협동하는 편이 유리하다. 종족을 번식하고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경쟁이나 다툼이 아닌 협동을 선택한 것이다......제대로 협동하려면 자기 패부터 깔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나의 의도를 밝히고 상대의 의도를 알아채며 공동의 계획을 꾸릴 수 있다. 사람이 눈과 눈을 마주 보고 이야기한다는 것. 진화심리학에 근거한 생존의 법칙이다. 동공지진은 사실 협동의 기술이었다. 

- 익명으로 존재할 때의 편안함으로 찾아간 가게에서 '왜 이렇게 오랜만에 오셨어요' 혹은 '늘 같은 걸 드시네요' 와 같은 친절한 인사를 받았을 때 꽤 많은 현대인들이 느끼는 감정은 정겨움이 아니라 불편함이었다....... 도대체 이 불편함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현대 도시인들은 이미 인간관계와 상호작용이 최대치를 넘어 버렸기에 과잉된 관계를 마주하면 대단한 피로감을 느끼는 게 아닐까? 인간관계는 힘들다. 특히 사람의 얼굴을 마주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말 그대로 에너지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일이지만 그만큼 기력이 많이 소모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 Want가 아니라  Like여야 한다.... 원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구별하는 것은 행복을 향한 핵심 역량이다.......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데 나만 없을 때, 인간은 심리적으로 불편함을 느끼며 강한 want를 만들어 낸다..... 그렇기에 우리는 무언가를 강하게 원하는 마음이 들 때면 꼭 한 번 멈춰서야 한다. 이것을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원하는 건지, 아니면 모두 갖고 있는데 나만 없어서 원하는 건지. 

- 그렇다면 like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힌트는 고독이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건 우리 속에서 발견할 수 없다. 오롯이 자아만이 존재하는 상황, 타인의 시선이 없는 곳에서도 혼자 당당하게 좋아할 수 있다면 그게 정말 like가 아닐까. 

- 지금의 젊은 시대는 새롭고 특이한 아이템에 목말라 있다. 전 국민의 90%가 알고 있고 갖고 있는 대박 제품에는 딱히 관심이 없다..... 이들은 SNS를 통해 나와 코드가 맞는 소수의 사람들을 만나는데, 그들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함께 호들갑 떨 수 있는 공동체가 된다. 코드가 맞는 작은 '우리'와 친해지면 가까운 곳에 있는 큰 '우리'에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랜선으로 응원하며 즐거워해 줄 '우리'가 있기 때문이다.

- 사람으로 북적이는 거리에서 벗어나 나만의 방으로 돌아올 때, 우리는 마스크를 벗는다. 감염예방 도구인 마스크뿐 아니라 심리적 가면 또한 벗어던지자. 가볍게 민낯을 드러내는 절대  시간과 공간을 가져야 한다. 내가 이룬 성취 때문에 불안하다면 더더욱 필요하다.

- 모욕감 앞에서 인간이 괴로워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잘 피해 나가는 사람은 경우에 따라서 정서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가진 사람일 수도 있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야 유리한 사회, 지나치게 합리적이고 조금은 교활한 것이 곧 능력인 사회,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요하게 여기고 필요하다면 사람을 이용하는 것을 추구하는 사회가 바로 소시오패스형 사회다.

- 개방성, 성실성, 외향성, 우호성, 신경성. 이것이 성격을 결정하는 다섯 가지 주요한 요인이다. 얼마나 외향적이거나 내향적인가, 개방적이거나 보수적인가, 친근한가 그렇지 않은가, 힘든 것을 참아 내는 성실도의 크기가 어떠한가, 정서적으로 얼마나 안정되어 있는가를 보는 것이다. 물론 이 다섯 가지는 타고난 기질이며 저마다 다른 사람의 차이를 구분하게 해준다. 그런데 최근 심리학에서는 이 다섯 가지로만 정의 내릴 수 없는 성격의 다른 차원이 존재한다고 한다. 성격 모델을 더욱 완전하게 만들어 주는 여섯 번째 요소는 바로 '정직-겸손성'이다.

- 많은 분들이 진화의 핵심을 강하고 우월한 유전자를 남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 그렇지 않다. 본래 생물의 유전자란 녀석들은 남보다 우월한가 그렇지 않은가에 큰 관심이 없다. 얼마나 더 오랫동안 살아남아 더 많이 번식할 수 있는 가가 더욱 중요하니까. 그렇기에 생물계의 여러 종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마지막까지 살아남기 위해 노력한다. 성공한다면 그것이 바로 그 개체의 역량이 된다. 흔히 하는 말 중에서 '강한 자가 살아남는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라는 말이 있다. 그게 바로 진화의 핵심이며, 거대한 지구의 역사 속에서 인류가 살아남게 된 위대한 비밀은 따로 있었다.

- 나의 지식을 전혀 다른 관점으로 보는 것은 지식을 지혜로 바꾸는 과정인데, 이는 결국 나 자신을 성장시킨다. 윤리적이고 이타적인 사람이 더 똑똑해지고 지혜로워지는 비밀은 여기에 있다. 이타성은 분명한 역량이다. (예, 상위 1% 아이들이 또는 실리콘밸리 인재들이, 모르는 아이에게 또는 비 전문가에게 전문지식을 쪼개어 설명해주고 나누어주는 것)

- 언뜻 보면 쓸데없는 말을 하는 것보다 꼭 필요한 이야기만 걸러서 하는 것이 더 좋아 보인다. 안전하고 효율적이며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그러나 인간의 뇌는 그렇게 단순하게 설계되지 않았다. 인간의 생각과 행동은 언제나 쌍방 소통이기 때문이다. 목적이 없는 대화를 나눈 사람에게 더 많은 호감과 친밀감이 생겨난다. 용건과 안부를 패키지로 묶지 않는 친구와의 대화가 나를 기분좋게 만들어 주는 것처럼 말이다. 비효율적인 대화는 나에게 우호적인 사람을 만들어 주는 강력한 힘이 된다. 일상의 소소한 대화를 나누는 친구는 내가 어려울 때 도움을 주는 친구이며 행복의 빈도를 높여 주는 관계다.

- 낙관적 예측과 예측에 대비하는 행동을 계속 하는 것. 이 둘이 합쳐지면 무엇보다 강한 힘을 발휘한다. 다행이 이 세상에는 작지만 강한 확신을 가진 사람들이 꽤 많이 존재한다. 이들을 만나면 존경과 응원을 아끼지 말자. 지금 모습이 보잘 것 없어 보이더라도 언젠가는 찬란하게 빛날 것이기 때문이다.

- 그동안 남의 감탄에 목매던 삶을 살았지만 감탄의 주체를 나로 바꾼다. 나의 like와 나의 만족을 확실하게 알고 있다면 '나 스스로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삶'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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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대치의 삶이 아니라 적정한 삶... 적정하다는 것은 중용이 뭔지 아직도 깨닫지 못하는 것처럼 어려운 일인 것 같다. 그래도 저자의 이야기는 일단 재미있고 공감이 가며 그리고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힘이 있다. 미세하게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듯한 느낌. 뭔가 그럴것 같았는데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했던 것들까지 꼭 짚어 설명해줘서 개운한 느낌. 

막연하긴 하지만 적정하게 사는 삶은 좀더 행복에 가까워지는 삶인 것 같다.  나 자신을 조금더 솔직하게 드러내고 조금 더 보듬어주기.  그리고 한가지 확실한 것!  멘탈이 무너지고 무기력해질 때는......

일단 맛있는 것 먹으러 갈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