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1000권 읽기

20권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가네샤7 2022. 7. 24. 07:34

20권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밀라논나 이야기

* 책을 읽으며 내 맘에 파장을 일으켰던 말들과 느낌들을 주로 적어본다~~

20권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장명숙  <김영사> 2021

저자는 한국인 최초로 밀라노에 패션 디자인 유학을 떠났으며,  마랑고니 패션스쿨을 졸업한 후 대학에서 강의,  디자인 고문 및 구매 디렉터, 연극과 오페라, 무용 공연의 무대 의상 디자인 등의 일을 했다. 페라가모와 막스마라 등 이탈리아의 핫한 브랜드를 우리나라에 소개했고, 우리나라와 이탈리아의 다양한 문화 및 산업 교류 프로그램의 코디네이터로도 활동했다. 일흔 살에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어 매일 설레는 삶을 살고 있다고 한다.

.

.

 

- 자신을 들볶지 말고 내 삶의 중심에 자신을 두라고.  그러려면 자신의 어깨에 걸린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자신의 요구부터 먼저 알아차려서 들어주어야 한다고. 자신의 내면을 단단하게 만들어 놓아야 타인의 감정에 쉽게 휘둘리지 않게 된다고. 최선을 다한 거기까지가 자신의 몫이라고... 타인의 시선, 타인의 평가에 나를 내맡기지 말고, 내 마음부터 따뜻하게 달래주고 품어주며 앞으로 나아가고 싶게 하는 에너지를 만들라고...

제자가 기운을 되찾은 것 같아 다행이었다. 인생이 한 번뿐이라는 게 이럴 때는 참 아쉽다. 첫 번째로 살면서 깨달은 것을 두 번째 태어나 살아가면서 써먹으면, 두 번째 인생은 참 수월할 것 같은데.... 아니다. 그래도 한 번 뿐인게 좋다. 인생을 두 번 살면 힘들고 무서워서 못 살 것 같다.

 

- 얼마 전 영화평을 읽다가 밑줄을 크게 그어놓았다.  '비교는 인생의 기쁨을 훔쳐가는 것'  더 나아지기 위해 내가 비교해야할 대상은 남이 아닌 어제의 나다.

 

- 계약조항을 보면 갑보다 을의 책임과 의무가 몇 배나 더 많지 않은가. 그래서 나는 계약서를 쓸 때마다 속된 표현으로 머슴살이하러 가는 기분이 들었다. '내가 비록 을이라도 자유롭다고 느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진지하게 고민하여 내린 결론은 이것이다. 

나의 가치 비용을 조금 할인하는 것. 나를 조금 할인해서 팔고 최선을 다해 일하는 것. 그러면 늘 내가 우위에 서 있지 못해도 동등한 위치에서 내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 월급만큼 받고 나만큼 일하는 사람은 없을 걸요?' 하며 말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도 필요하다.... 내 자유를 빼앗기지 않을 만큼 받으면서 동시에 내 자유를 지킬 수 있다면 자신의 가치 비용은 조금 할인해주세요. 조금 더 받아서 내 자유를 빼앗기지는 마세요. 훗날 직장을 떠날 때 아쉬움이 남을 것 같은 특혜는 더더욱 받지 마세요.

 

- 어르신들이여, 제발 부탁입니다. 젊은이들과 할 이야기가 없으면 차라리 날씨 이야기를 하세요. 아니면 장점을 찾아서 칭찬 멘트를 날리세요. 본인이 판단하고 선택한 길을 즐겁게 걸어갈 수 있도록 응원이나 해주세요. 책임져주실 거 아니잖아요. 그들의 몫을 나눠서 도와주실 거 아니잖아요. 끊임없이 변하는 사회의 패러다임을 직시하세요. 아이를 낳고 잘 키우는 것도 좋지만 지금은 삶의 모습이 다양해요. 에전의 정서로 한 말씀 하고 싶은 거 제발 참으세요.

 

- 선한 의지를 갖고 최선을 다한 거기까지가 자신의 몫이다.  진정한 용기는 눈앞의 현실을 직시하며 회피하지 않는 것이고,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반성하며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발끈하며 반응하지 말고, 사태 판단을 지혜롭게 한 뒤 대응하는게 현명하다.... 어떤 부정적인 경험도 자기가 어떻게 승화하느냐에 따라 치욕의 과거가 될 수도 있고, 빛나는 월계관이 될 수도 있다. 

 

- 한데 간혹 내 말이 본의 아니게 달리 해석되는 걸 보면 가슴 한편이 쓰리다. 나는 산전수전 다 겪은 할머니니까 그럴 때일수록 나를 칭찬해준다. 칼 같은 말에 무너지지 않도록 잠시 묵상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또 미흡한 나 자신을 다시 되돌아본다. 

 

- 역시 내 좌우명이 맞았다. 걸림돌을 디딤돌로!  징징거리지 않고 앞으로 전진!  어차피 인생은 후진도 반복도 못하는 일회성 전진만 있지 않은가.

 

- 행복이란, 매 순간 내 오감이 만족할 때 오는 것 아닐까. 자기 몸에 집중할 수 있을 정도의 여유를 갖고 살며, 내 오감 중 어떤 감각이 가장 잘 발달했는지 깨달을 정도로 자신을 관찰하고 사랑해야 자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머리만 굴리며 살지 않고 몸으로 느끼며 살아야 한다. 자기 자신의 몸을 토닥이고 쓸어주어야 행복해진다.

 

- 어쩌다 외식을 하면 나는 음식이 남지 않을 정도만 주문하고, 그래도 음식이 남으면 포장해달라고 부탁한다. 어릴 때는 그런 내 모습을 보고 불편해하며 만류하던 둘째 녀석이 첫 데이트 때 나와 똑같은 행동을 했다니, 웃음이 터졌다.

 

- 식물을 잘 키우려면 적당한 화분과 적절한 양분이 필요하다... 식물도 사람처럼 자기 그릇에 딱 알맞은 공간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고기를 조리하기 전 찬물에 담궈 우려낸 핏물이나, 쌀을 씻을 때 생기는 쌀뜨물, 요거트를 먹고 난 뒤 요거트 통을 씻은 물을 주는 건 나만의 특별한 팁이다....오랜 시간 나와 함께한 식물은 나의 기쁨과 슬픔을 알고 있다. 내가 떠나도 내 곁에 있는 식물들은 오래 살았으면 좋겠다.

 

- <월든>의 저자이자 사상가인 헨리 데이빗 소로우는 '자기 자신과 잘 노는 사람이 진정 성숙한 사람'이라고 했다. 나도 현역에서 은퇴한 뒤 여유가 생기면서 혼자 즐겁게 노는 방법을 찾았다. 온전히 내가 하고 싶은 것만을 하며 기분 좋게 살기 위해 기분 좋은 습관을 만들었다.

 

- 프랑스 국적의 세계적인 조향사 장 클로드 엘레나의 인터뷰를 읽게 되었다. 그는 럭셔리에 대한 정의를 달리했다. 

'진정으로 럭셔리한 삶은 자기 자신과 조화를 이루는 삶이다. 럭셔리는 소유가 아니라 공유다. 소중한 사람과 즐거운 시간과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다.' 

내가 아끼는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추억을 만들며, 세상과 내가 조화를 이루는 삶이 럭셔리라면 내 삶도 럭셔리의 정점에 있겠다.

 

- 오래전 친정어머니와 함께 한 인터뷰 방송을 보았다. 세기의 미녀로 불린 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뇌수술을 받은 뒤 방송에 출연한 것이다. 수십 번의 성형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던 그녀가 앞으로 다시는 성형수술을 하지 않겠노라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이런 말을 덧붙였다. '이제는 주름을 감추려고 애쓰지 않을 거예요. 이 주름이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경험을 쌓았는데요. 물론 그 경험이 모두 좋은 것만은 아니었지만요.' 

그녀의 변화에 고개를 끄덕이던 나는 친정어머니에게 물었다. '어머니, 늙으면 왜 모양도 기능도 다 망가질까요?' 나의 우문에 친정어머니는 현답을 주셨다. 

'그래야 죽어도 덜 억울하겠지!'

그래, 먼지로 사라질 몸뚱이를 붙들고 무얼 하겠는가.

 

- 'Live and let live

남이야 어떻게 살든 서로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 거지...'

소설이나 음악의 제목으로 여러 번 사용된 이 말은 관용정신과 개인주의가 복합된 의미다. 태어날 때부터 키워진 자존감과 '나는 유일무이하다'라는 존재감이 자기 취향을 찾게 해주고 결정장애가 없는 사회를 만든다. 자기 취향을 정확히 아는 건강한 사람들이 모인 사회에서 좋은 디자인이 탄생하고, 다양성이 존중되는 분위기에서 각 개인은 개성을 구가하며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 남이야 어떻게 살든 상관하지 말자. 나는 나대로, 그들은 그들대로 살게 두자. 단, 사회에 해악을 끼치지 않으면서 말이다.

.

.

.

;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한 것'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주어진 동일한 조건. 그 속에서 그려지는 삶이 각자 다양한 것은 그 인생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이 다르기 때문이다. 각자가 자신의 삶의 주인공이며 나름대로의 스토리를 만들어간다. 쟝르가 다른 영화를 비교하기 어려운 것처럼 각자의 인생영화는 자신의 뜻대로 소중하게 제작하고 존중하면 될 것이다. 비교하여 일희일비하지 않으며... 밀라논나의 인생영화도 값지며 배울 것도 많다. 가능한 건 조금씩 벤치마킹하며 내 인생도 더 멋지게 만들어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