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보호사 매칭 - 방문요양 업무의 최고 난이도!
요양보호사 매칭 - 방문요양 업무의 최고 난이도!
일명 수급자 블랙리스트가 있다.
요양사 매칭이 어려운 수급자다.
폭언이 심하거나, 도둑 의심이 잦거나, 온갖 집안 잡일, 가족들의 일까지 다 하게 하거나, 흡연이 너무 지독하거나... 등등의 수급자가 주로 해당된다. 특히 인격적인 모욕감을 주거나 자존감을 깎는 수급자는 그 누가 와도 버티기 힘들다.
이분들은 구인광고 단골손님이다. 세부 주소가 없어도 입소문은 무서운 법,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알아서 인근지역 거주 요양사 분들은 아예 몸을 사린다. 그리고 블랙리스트에 올라간다.
그런 분들이 돌고돌아 우리 센터에 오시는 경우가 가끔 있다. 센터내에서는 벌써부터 긴장감이 돈다. 적합한 요양사 매칭이 그 센터의 능력치를 보여주는 잣대가 되는 듯했다. 고용24시(워크넷), 지역 일자리센터, 여성인력센터 등의 가능한 모든 기관에 공지를 보내고, 기존 요양사 인력풀을 총동원하여 가장 잘 맞을 것 같은 요양사분을 찾는다.
인지상정이랄까. 요양사 몇 분을 소개시켜드려도 대부분 혀를 내두르며 못하겠다고 하신다. 역시 쉽지 않다.
한 수급자는, 정식 요양사를 구할 때까지 대근 즉 임시 요양사가 한달에 10분 이상 들어간 경우도 있었다. 2,3일에 한번씩 요양사가 바뀌었다. 거의 미칠 지경이다. 인력풀도 바닥이 나고 두손 두발을 다 들었다. 왜 블랙리스트인지 알만 했다. 센터에서도 문제를 자주 일으키거나 요양사 구인이 안되거나, 수급자가 타센터로 옮기겠다고 하면 어찌할 도리가 없다. 최선을 다해봐도 대안이 나오지 않으면 안타깝지만 또다시 보내드릴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참 희안한 점이 있다.
궁합, 인연이라는게 연인, 부부 사이에만 있는게 아니다. 수급자와 요양사 심지어 사복까지도 잘 맞는 관계가 있는 것 같다. 그렇게 힘들었던 수급자가 갑자기 달라지는 경우가 아주 가끔, 어쩌다 있다. 요양사 매칭이 절묘한 경우다. 정말 '우리 어르신이 달라졌어요'를 실감하게 된다. 매일 힘들다고 걸려오던 전화가 조용해진다. 하루, 이틀... 아무일이 없이 지나간다. 수급자, 보호자, 요양사들의 피드백을 받아서 괜찮다고까지 하면 일단 안심한다. 제발 무사히 오래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사람이 바뀌기가 쉽지는 않지만, 잘 맞는 관계가 매칭이 되면 트러블이 많이 줄어들기는 하는 것 같다.
요양사가 매칭되어 일을 시작할 때, 수급자와 요양사는 각각의 권리와 의무를 잘 지키며 돌봄 관계를 형성하겠다는 상호협력동의서를 작성한다. 각자의 도리를 다하며 최소한의 기본 상식만이라도 잘 지켜진다면 요양사 매칭이 좀 덜 힘들지 않을 까 싶다.
오늘도 나는 요양사 구인 전화를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