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네샤7 2024. 10. 13. 09:54

* 삶과 죽음의 직면

노인장기요양 분야에서 사회복지사 일을 해보겠다고 생각했을 때, 한번쯤 생각해봤어야 하는데 미처 짐작도 못했던 점이 하나 있다.

바로 어르신들의 삶과 죽음을 자주 직면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어쩜 너무 당연한 일인데 말이다.

내 담당 어르신의 소천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의 충격은 컸다. 그 며칠 전에 방문해서 안부를 묻고, 다음달에 또 올게요 하며 인사까지 하고 나왔는데, 얼마 후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으니 말이다.

어르신의 마지막 모습이 자꾸 떠오르면서, 왜, 왜, 어째서, 말도 안돼 .... 하며 한동안 받아들이질 못했다. 

그후로도 가끔 그런 소식이 전해졌다. 그런 날이면 종일 우울하고 속이 상하면서도 무력함이 몰려든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많다는 것. 그 또한 당연한 일이겠지만 말이다.

지난 겨울에는 우리센터에서 십여분 정도가 돌아가셨다. 선배 사복도 지금까지 가장 많은 분들이 돌아가신 해라고 혀를 내둘렀다. 아침마다 간밤에는 아무소식 없지... 하며 어르신들의 안부를 체크할 정도였다.  겨울이 특히 나기 힘든 계절이라고 하는데, 정말 그런 것 같았다.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 가족에게 조의를 표하고, 사망으로 인한 급여해지 작업을 해야한다. 수급자였던 어르신 서류는 종료수급자 파일로 옮겨진다. 각종 서류파일을 하나하나 정리하면서 어르신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다. 나름대로 내안에서 어르신을 보내드리는 시간을 잠시나마 가진다. 가져야 한다. 단박에 정리가 차라락 되는 문제가 아니므로...

며칠전엔 한분 어르신의 마음 아픈 소식을 들었다. 몇년간 투석을 하시면서 우울감이 많은 분이셨는데, 이제 지치신 것 같았는지, 투석을 받지 않겠다는 강한 의사를 표현하셨다.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시면서...

가슴이 무너져내렸다.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어 여기저기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계는 해드렸으나,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제발 삶의 희망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지만, 그것도 잘 모르겠다. 누구의 욕심인지.

웰빙, 웰다잉이 떠오른다.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이며,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생을 잘 마감하는 것인지...

죽을 것처럼 덥더니, 갑자기 겨울이 다가오려고 한다.

올여름 미친 듯이 더웠던 만큼, 올겨울도 많이 춥다고 하는데, 벌써 걱정이 된다.

모두가 무사히, 건강하게 겨울을 잘 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