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득템 ! ~ 방문요양의 소소한 행복
* 맛집 득템 ! ~ 방문요양의 소소한 행복
월말을 전후로 다음 달 어르신 댁 방문 스케줄을 짠다. 대개는 비슷하지만, 신규 또는 종료 수급자의 들고 남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생긴다. 보통 둘째, 셋째 주에 집중해서 하루 세, 네군데 방문 계획을 세운다.
요즘 나는 스케줄 잡을 때 아주 심혈을 기울인다. 나만의 새로운 재미가 생겼기 때문이다. 바로 맛집 탐방 또는 맛집 발견이다. 이 소소한 즐거움을 위해, 점심 시간 전후로 방문 지역 배치를 프로그램 짜듯 매우 잘 구성한다. 그리고 혼자 흐뭇해한다.
가산 사회복지사로 일하기 때문에 공단 기준 시간은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 그래서 점심시간 1시간을 최대한 알차게 보내기 위해 치밀한 계획이 필요하다. 1분 1초라도 허투루 쓸수가 없다.
시간과 지역을 배치한 후, 가능한 구역안에서 맛집을 검색한다. 웨이팅 혹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여 미리 여러 곳을 검색해둔다. 혼밥이 가능한지도 알아봐야 한다. 꽤 잘나가는 집은 혼잡한 점심시간을 피해서 가는 것이 서로 좋기 때문이다.
사실 유명한 집은 거의 못간다. 평일이라고 하지만 사람들은 항상 많다. 그럴 때는 차라리 모험을 한다. 나만의 새로운 맛집을 찾아나선다. 의외로 괜찮을 곳을 발견할 때는 앗싸 하며 기뻐한다.
식사를 마치면 대개 별점을 주고 메모를 해둔다. 또 오고 싶은지, 한번이면 충분한지, 이건 아니다 싶은지 등으로 분류하여 다음 달 방문시 참고한다.
식사후 시간이 30분 이상 남으면 인근 카페에 들른다.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서도 숨통을 터줄 필요가 있다. 커피맛도 좋고 분위기까지 좋으면 금상첨화다. 오후에 또 부지런히 달리기 위해 잠시 멈춤 시간을 갖는다. 멍하게 앉아 있다보면 꼭 이런 생각이 든다. 아~ 감사하다! 오늘도.
최근, 새로 내 담당이 된 어르신 댁 주소가 맛집이 빼곡한, 요즘 유명한 핫플레이스 바로 그곳에 있었다.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물론 어르신 관리가 우선이다. 그리고나서 매달 하나씩 하나씩 정복해나갈 맛집 탐방은 덤이다.
어쩜 힘들거나, 지루할 수도 있는 방문요양에서 이렇게 작지만 소소한 행복을 하나 하나 발견하며 하루 하루 살아가는 것이 때론 큰 동기부여가 된다. 일을 지속할 수 있고, 활기를 찾으며, 또 다른 도전으로 한발 나설 수 있는 희망 또는 기대라는 것을 놓치지 않을.